"1932년 독일에서 PVC파이프가 최초로 개발된 지 90여 년 만에 PVC 본고장인 유럽으로 PVC파이프 제조기술을 역수출한다."
PVC파이프 전문기업 PPI의 이종호 회장은 "지난주에 스페인 GPF에 iPVC 소재 아피즈파이프 제조기술을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며 "아피즈파이프 제조기술 이전료를 받는 것은 물론 파이프 제작에 들어가는 iPVC 소재를 지속 공급함으로써 안정적인 소재 매출도 올릴 수 있게 됐다"고 28일 밝혔다. GPF는 PPI 아피즈이음관도 수입 판매할 예정이다. 아피즈이음관은 녹과 부식 문제가 있는 주철제 이음관을 대체해 파이프부터 이음관까지 상수도 공급 전 라인의 부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GPF는 스페인 제1의 플라스틱 파이프 생산 업체로 지난해 매출 2억2000만유로(약 3000억원)를 올렸고 스페인과 모로코 등지에 8개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유럽연합(EU) 내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플라스틱 파이프 제조 업체다.
이 회장은 "GPF가 기존 PVC파이프보다 수압에 더 강한 PVC-O 신제품을 생산했지만 기대와 달리 품질 불안정성 문제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자 우리가 개발한 아피즈파이프에 눈길을 돌린 것"이라며 "GPF는 아피즈파이프의 우수성을 인정해 2019년 7월 기술 담당 임원을 직접 PPI 화성 공장에 파견해 제품 및 기술 조사를 실시했는데 이번에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PPI가 7년간 노력한 끝에 개발한 아피즈파이프는 iPVC 소재를 적용해 충격·인장강도를 동시에 높인 제품으로 내수압 강도가 국제표준 대비 30배 이상 강해 10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라며 "미국수도협회에서 제품 수명 220년을 검증받았다"고 강조했다. PPI의 iPVC 소재는 초고중합도 PVC 원료와 특수 첨가제를 자체 개발한 배합 기술과 압출 성형 기술로 만들어낸 제품이다. 기존 PVC파이프 대비 26%나 높은 압력에서도 수명이 2배 이상 길어 100년을 가는 파이프로 알려져 있다.
아피즈수도관은 미국 수돗물 공급 1위 기업인 아메리칸워터와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 위치한 이스트베이수도국 등에서 노후 주철관 대안 제품으로 시공되고 있다. 특히 태평양 지진대에 위치한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시 이스트베이수도국은 2018년부터 부식이 없고 지진에 강한 6~12인치(150~300㎜) 아피즈수도관을 전량 시공하고 있다. PPI는 미국 아칸소주에 위치한 현지 기업에 기술이전을 통한 미국 내 생산체계 구축을 완료했고, 아피즈이음관에 대한 NSF 인증 취득을 진행 중이다. 인증을 받는 대로 오는 3월부터 파이프에 이어 이음관도 미국시장 공략에 들어간다.
이 회장은 "올 초 사명을 PPI평화에서 PPI로 바꾸고 글로벌을 공략하기 위한 재도약을 선언했다"며 "스페인을 필두로 EU 전역은 물론 동남아와 러시아 지역으로도 아피즈 상수도관 수출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달 대구시 국가물산업클러스터에 아피즈수도관과 건축용 오배수용 파이프를 생산하는 네 번째 공장도 준공할 예정이다.
[안병준 기자] [ⓒ 매일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