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관자재 생산업체 PPI평화는 한국가스안전공사·경희대와 함께 개발한 가스보일러용 합성수지제 급배기 배관이 아시아 최초로 유럽 'CE CPR' 인증을 획득했다고 9일 밝혔다. 미국·유럽에서는 일산화탄소 누출 등을 이유로 가스보일러 시공 시 CE 또는 UL(미국의 안전규격) 인증을 취득한 합성수지제 급배기 관을 반드시 사용토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종호 회장은 "가스보일러의 배기가스 중독으로 인한 사망사고를 근본적으로 방지하게 됐다"며 "이번 유럽 인증 획득으로 국내외 모든 보일러의 급배기 관, 배관류 등에 적합한 제품임이 증명돼 해외 수출을 확대할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일산화탄소(CO) 누출에 따른 중독 사망사고는 가스보일러 급배기 배관에서 부식, 실링부 마모, 빗물 유입 등의 이유로 발생한다. 한국가스안전공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가스보일러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도시가스 전체 사고의 48.6%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1~2월에만 일산화탄소 중독사고로 9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PPI평화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합성수지제 급배기 관은 유럽 CE 인증 기준에 준한 재료인증시험 항목인 △내구성능 △반복건습성능 △자외선(UV)성능 테스트를 모두 통과해 유럽 규정 내 기술적 요구사항들을 모두 만족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개발품은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사례를 분석하여 문제점으로 지적된 부식, 실링부 마모, 빗물 유입, 착빙 현상, 고드름 낙하 및 배기통 탈락, 배기통을 통한 응축수 넘침 등의 문제를 모두 개선했다.
재질이 비금속성이어서 녹이 슬지 않아 콘덴싱보일러의 응축수에 의한 부식이 없고 급배기 관 자체의 상향 설계로 배관 속에서 응축수가 발생하여도 쉽게 배출관을 통하여 안전하게 배수된다. 급배기 관의 흡기구는 터미널의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어 빗물이 유입되지 않고, 터미널부는 역풍으로 인한 보일러의 불완전연소를 방지하도록 했다.
또한 배기가스에 일산화탄소가 섞여 나오더라도 유럽 규격의 EPDM 개스킷을 장착해 제품 자체의 기밀성을 확보했다. EPDM은 산도가 높은 응축수에 강해 유럽에서 사용하는 소재다. 아울러 안전 유지검사를 위한 일산화탄소 측정구도 추가했다.
PPI평화의 합성수지제 급배기 관은 건물 색상에 맞출 수 있어 공동주택뿐만 아니라 상가건물 등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한국 최대 파이프 전문기업으로서, PPI평화는 기존 제품의 문제점이 대폭 개선된 선진형 급배기 관 홍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안병준 기자] [ⓒ 매일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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